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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오토바이에 적용한 ‘애매한 전자파 인증 규제’

기사승인 2019.04.16  08: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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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규제혁신’ 외치고 정작 현장에선
느닷없는 전자파 적합성 평가 의무화
수출·판매 중단 속출 업계 대혼란
가정 내 가전제품에 준하는 인증 받아야
기존엔 자동차 관리법 따라 인증 제외 대상

혁신성장을 핵심 경제기조로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가속화 하고 규제 완화를 위해 도입된 규제 신속확인, 임시허가 등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해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전기 오토바이 업계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면서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다. 
느닷없는 전자파 적합성 평가를 통한 인증을 의무화하도록 한 것에 대해 전자파 인증 미비를 이유로 많은 수의 업체들의 판매와 수입이 중단됐다. 이 와중에 정부의 전기 오토바이 보조금 사업 예산은 전년보다 2배 늘어 엇박자를 타고 있는 그야말로 혼돈의 상황이다. 
전자파의 적합성 평가 업무를 전담하는 전파연구원에서 2017년 9월 입법예고로 인해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은 유통이 금지되고 판매 업체는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전파연구원은 문제가 된 전기 오토바이를 ‘기타 이와 유사한 기기’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해 전기 오토바이도 직접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전자파 인증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고시 개정안 시행 과정에서 전기 오토바이 업계가 이런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해 혼란이 가중된 원인이 됐다.
인증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 오토바이 인증을 위한 설비를 갖춘 시험기관도 국내 50개 시험기관 중 단 1곳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달 대행업체 등 업체들에게 대량 공급을 추진하고 있던 전기 오토바이 업체는 느닷없는 전자파 인증에 손발이 묶인 꼴이 됐다. 
사실 이와 같은 전자파 인증 조치는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한 수준으로 방출되거나 다른 기기의 오작동, 통신망 교란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뿐 아니라 해외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서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반대로 국내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경우 현지의 기준에 맞는 전자파 인증을 얻어야 한다. 전파연구원은 전동식 이동장치들의 특성상 사용자의 신체에 밀착되는 부분이 있기에 소비자 보호 측면 차원에서도 전자파 인증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처럼 전자파 인증에 대해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완전 다른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전파연구원은 전기 오토바이의 전자파 인증기준을 전자렌지, 청소기, 가습기, 에어컨, 헤어드라이기 등의 실내 가전제품과 같은 범주로 묶어 “가정 내 모터 사용 기기류에 준하는 인증을 받도록 한 것”이다. 
전기 오토바이는 사실상 그동안 전파법상 전자파 인증 대상에서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면제 대상으로 간주 됐었다. 전기 오토바이는 시속 25km 이하 전동 스쿠터나 전동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 다른 전동 이동기구들과 달리 ‘도로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일반 오토바이와 비슷한 특징을 갖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전자파 인증 의무화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부터다. 전동 스쿠터나 전동 킥보드 등 전동식 이동수단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되면서 전자파 미인증 제품에 대한 단속이 본격화되던 시점과 맞물리게 된 것이다. 전기 오토바이 업계에선 이번 전파연구원의 고시 시행을 계기로 인증기준이 180도 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고시 내용의 ‘기타 이와 유사한 기기’라는 모호한 규정으로 가정 내 전자제품과 같은 인증을 받게 한 것부터가 이러한 혼선을 부채질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상당수의 제품들이 시중에 유통된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는 “전동식 이동기구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전기 오토바이가 최소 1만 대 이상, 전동 스쿠터나 전동 킥보드를 포함하면 약 30만~40만 대가 이미 판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e모빌리티 협회 관계자는 “논란이 된 전기 오토바이와 관련 자동차연구원과 함께 이륜차 특성에 맞는 인증기준 마련을 추진 중이고, 오는 6월 경이면 새 인증기준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기 오토바이의 경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생산 업체도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제외하면 마찬가지라 상당수 업체의 제품과 부품 수입이 중단됐는데 인증을 받기까지 적어도 6개월에서 9개월 정도가 걸릴 수 있어 해당 업체들의 영업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대기 환경 개선과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확산 되면서 전기 오토바이 시장의 규모도 확대되고 있고 지원금을 받고 전기 오토바이를 구매하려는 신청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자파 인증에 따른 혼선으로 실제 전기 오토바이 판매가 이뤄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와중에 일부 판매가 이루어진 지자체들도 있었는데, 대구 1421대 중 31대 출고, 광주 50대 중 2대 출고, 대전이 299대 중 2대 출고가 이루어졌다.
“아직 전자파 인증 적용 여부를 모르는 지자체에서 미인증 차량이 판매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정부가 미인증 제품에 보조금을 지급한 꼴이고, 정부의 규제 도입이 부처와 지자체들과 공유가 안 된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꼬집어 말했다.
이제 막 시작하려는 전기 오토바이 시장 성장에 ‘발목 잡는 전자파 인증규제’인지, 더 멀리 가기 위해 겪는 ‘과도기에서 생긴 성장통’인지, 바라보는 시각의 온도 차가 첨예하다.

 

이혜진 기자 .

<저작권자 © 이륜차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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