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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잘 안다는 ‘착각’은 ‘방치’로 이어져

기사승인 2019.01.31  0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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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국의 모터사이클 일지 - 나의 오토바이가 소중하다면 차계부를

마흔이 되고부터 매년 세 가지씩 버킷리스트를 정하기 시작했다. 마흔이 되던 해에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오토바이를 타기 위해 2종 소형 면허를 따는 것이었다. 지난 해에는 딱 한 가지 버킷리스트만 정했는데 바로 오토바이로 유라시아 횡단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올해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른 버킷 리스트(예를 들면 ‘소설책 출간’)로 바꿔야 했다. 올해도 ‘호기롭게’ 세 가지 버킷리스트를 정했다. 첫 번째는 서울에서 진주까지 자전거 종주, 두 번째는 지난 해 실행에 옮기지 못한 오토바이로 유라시아 횡단, 세 번째는 70킬로그램(가능하면 68킬로그램)까지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난이도를 봐선 오토바이로 유라시아 횡단을 세 번째에 놓아야겠지만 다이어트도 그만한 어려움이 있는 듯하다. 지난해 유라시아 횡단을 떠나기 전, 이미 두 번 유라시아 횡단을 다녀온 친구가 “몸무게를 늘려야 합니다. 시베리아를 지날 때 살이 저절로 빠지거든요. 추위를 이기려면 뱃살이 있어야 해요”라고 충고했고, 그 달콤한(·)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인게 화근이었다. 평소 75킬로그램이 거의 넘지 않았던 몸무게가 80킬로그램에 육박할 때까지 마음놓고 있었다. 시베리아로 떠나면 금방 빠질 살이라고 믿고서. 그런데 출발조차 못할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리 붙은 살은 빠지지 않았다. 중년에 붙은 뱃살은 웬만해선 뺄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결국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찾아왔고(지난 연말 건강검진이 계기를 확실히 만들어 주었다.) 유라시아 횡단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다이어트와 체력 운동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내가 먹는 음식을 기록하는 어플 ‘야지오’를 스마트폰에 설치한 것이었다. 덕분에 꼼꼼하게 칼로리 계산을 하며 ‘순조롭게’ 체중을 줄이고 있다.
내 몸에 관한 것만 기록하는 건 아니다. 오토바이도 차계부를 쓴다. 주유소에 들릴 때마다 차계부 어플 ‘마카롱’을 열어 주유량은 얼마인지 비용은 얼마인지 기록한다. 자연스레 지난 데이터도 확인한다.  카드로 주유소에서 결제하면 자동으로 어플이 실행되는 기능도 있다. 오토바이를 타며 차계부를 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나의 주행습관과 연비를 확인하고 소모품을 제 때 교체하기 위함이다. 마카롱은 2015년 12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햇수로 3년이 넘었다. 처음부터 차계부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혼다 PCX의 배터리가 방전된 이후부터였다. 약 1만 킬로미터를 주행한 혼다PCX를 중고로 구입해 지금까지 현재 5만2,000킬로미터쯤 달렸다. 그 사이 문제가 생겨 멈춘 것은 배터리 방전 뿐이었다. 그 이후 꼬박꼬박 차계부를 쓰며 엔진오일 등 소모품 교환 주기를 꼬박꼬박 지켰다. BMW 650GS도 마찬가지다. 
오토바이(기계)는 정직하다. 제대로 관리할수록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줄어든다. 매뉴얼만 따라 관리해도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사고를 제외하고 오토바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대부분 소모품 교체나 정비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배터리 방전은 그나마 아주 사소한 문제다. 베스파를 타는 지인은 냉각수 교체 시기를 놓치고 타다 엔진이 고장나 큰 수리비가 들었다. 너무 자신의 오토바이를 믿은 탓이었다. 차계부를 쓰고 평소 기본 점검만 제대로 했더라면 충분히 미리 막을 수 있는 문제였다. 편리하게도 마카롱의 경우 정비목록이 따로 있어 브레이크 패드, 점화플러그, 에어필터 등을 점검하고 교체시기를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나의 오토바이가 평상시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달려주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초보 라이더였을 때는 자신의 오토바이를 애지중지하기 때문에 오히려 오토바이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낮지만, 오히려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면 자신의 오토바이를 잘 안다고 ‘착각’할 때가 있다. 이 착각은 대부분 ‘방치’로 이어진다. 그 방치가 사소한 문제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운이 나쁘면 주행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자신의 오토바이에 대한 기본 지식, 특히 매뉴얼에 있는 기본 정비와 소모품 교환 주기를 제대로 숙지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그 다음은 차계부를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만 챙기더라도 오토바이와 함께 하는 즐거움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다. 연말에 내가 얼마나 달렸고, 정비에 얼마나 비용을 들였는지 꼼꼼하게 정리된 차계부를 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조경국 .

<저작권자 © 이륜차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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